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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여행/전라남도

“정읍 건축 여행! 전통과 감성이 공존하는 공간 명소 5곳 추천”

꼬리아몽키 2025. 4. 10. 12:56

전라북도 정읍은 이름만 들어도 정갈하고 고요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도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읍을 지나치기만 하지만, 이 도시에 숨겨진 건축적 매력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전통의 결이 살아 있는 한옥부터, 도시재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근대 건축, 그리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들까지—정읍은 작지만 꽉 찬 공간들을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오늘은 그런 정읍의 장소들을 건축의 눈으로 하나하나 둘러보려 해요.


1. 정읍 향교 – 유교 건축이 전하는 고요한 품격

정읍시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정읍향교는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으로, 비교적 규모는 작지만 그 구조나 배치가 정갈하게 잘 유지돼 있어요. 특히 대성전 앞의 마당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기와의 곡선과 나무 기둥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아주 평온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요. 현대 건축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비움’의 미학이 느껴진달까요. 오래된 돌계단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조용히 머물기 참 좋은 공간이에요.


2. 정읍 샘고을시장 – 도시 중심의 레트로 감성

전통시장이 단순히 상업의 공간을 넘어서 도시의 얼굴이 되는 경우가 있죠. 정읍의 샘고을시장이 바로 그런 곳이에요. 아치형 아케이드 지붕과 오래된 점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골목은 낡았지만 정감 있고, 그 사이사이 새롭게 들어선 감성 카페와 공방들이 세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시장 한복판의 붉은 벽돌 구조물이나 간판을 그대로 보존한 약국 건물은 근대 건축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그 자체로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답니다.


3. 정읍시립미술관 – 전통을 닮은 현대 건축

정읍시립미술관은 건축적으로도 꽤 흥미로운 공간이에요. 콘크리트와 유리를 사용했음에도, 외관에 적용된 목재 패턴이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미술관 주변으로는 대숲 산책로가 이어지는데, 그 조용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건축이 단지 건물 그 자체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몸소 느끼게 됩니다. 내부 전시도 다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외부 공간의 배치와 재료감에서 오는 편안함이 더 인상 깊더라고요.


4. 내장산 문화광장 – 자연과 어우러진 열린 공간

정읍에 오면 내장산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 입구에 자리한 문화광장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도시의 ‘현관문’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곳은 단순히 쉼터가 아니라, 지역 축제와 야외 공연이 이루어지는 다기능 공간인데요, 동선이 넓고 바닥 패턴이나 쉘터 구조물들도 꽤 세련되게 설계되어 있어서 ‘도심 속 광장’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곳이에요. 건축적으로 보면, 큰 건물 없이도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어요.


5. 피향정 – 전통 누각에서 만나는 풍경의 미학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정읍천을 따라 자리한 전통 누각, 피향정입니다. 작은 연못을 끼고 있는 이 정자는 건축의 용도와 경관이 얼마나 아름답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단순한 구조지만, 그 안에 담긴 기풍은 오히려 더 크고 깊게 다가오죠. 누마루에 앉아 정읍천과 멀리 보이는 도시 풍경을 바라보면, 시간도 잠시 쉬어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정읍은 조용한 도시입니다. 화려하거나 시끄러운 볼거리는 없지만, 그 대신 천천히 들여다볼수록 진한 매력을 품고 있는 공간이 많죠. 오래된 건축물은 묵묵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고, 새로 지어진 공간은 자연과 함께 숨을 쉬며 도시의 흐름을 이어갑니다.

정읍에서의 건축 여행은 ‘공간이 말을 걸어오는 경험’에 더 가까울지 몰라요. 번잡함에 지친 날, 조용한 도시의 건축과 함께 걷고 머물러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훨씬 깊고 따뜻한 시간으로 남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