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아몽키

전라북도 정읍은 이름만 들어도 정갈하고 고요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도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읍을 지나치기만 하지만, 이 도시에 숨겨진 건축적 매력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전통의 결이 살아 있는 한옥부터, 도시재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근대 건축, 그리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들까지—정읍은 작지만 꽉 찬 공간들을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오늘은 그런 정읍의 장소들을 건축의 눈으로 하나하나 둘러보려 해요.1. 정읍 향교 – 유교 건축이 전하는 고요한 품격정읍시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정읍향교는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으로, 비교적 규모는 작지만 그 구조나 배치가 정갈하게 잘 유지돼 있어요. 특히 대성전 앞의 마당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기와의 ..

경상북도 안동은 ‘전통’이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옛것이 남아 있는 곳이라기보단, 과거의 정신과 공간이 지금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도시라고 말하는 게 더 어울리죠.오늘은 안동의 매력을 ‘건축과 공간’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보며, 장소별로 천천히 둘러볼 만한 곳들을 소개해볼게요.1. 도산서원 – 유교 건축의 정제된 아름다움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설계하고 세운 도산서원은, 안동 건축 여행의 출발점으로 제격입니다.이 서원은 화려한 장식보다는 비례와 배치의 미학으로 공간의 깊이를 더합니다. 산과 강, 그리고 건축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면, ‘공간도 사색의 일부’라는 걸 느끼게 되죠.마당에서 강 쪽을 바라보면 마치 시간도 느리게 흐르는 듯한 평온함..